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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가장 보편적이지만 특별한 “사랑” 쥘리 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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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DIT GIANT 작성일19년04월15일 15:10 조회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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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가장 보편적이지만 특별한 사랑” 쥘리 마로«파란색은 따뜻하다»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제가 남자였더라도 클렘은 저와 사랑에 빠졌을 거라고요.

    쥘리 마로«파란색은 따뜻하다»에서.

    클레망틴은 광장에서 파트너와 함께 지나가는 엠마를 본 이후로 엠마를 잊지 못한다클레망틴의 꿈에서 엠마는 나체로 등장하고 그들은 몸을 섞는다그는 엠마를 생각하며 수음을 한다이윽고 클레망틴은 자신의 애인인 토미와 헤어지게 된다그는 토미에게 매력을 느끼지만그와 섹스를 하지는 못한다그것은 섹스에 대한 본질적인 두려움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클레망틴은 광장에서 딱 한 번 마주쳤을 뿐인 엠마에게 강렬하게 이끌리고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그는 자신의 고민을 단짝 친구인 발랑탱에게 털어놓게 되고죄책감과도 흡사한 강박 관념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 발랑탱과 함께 바에 간다그는 그곳에서 엠마와 그의 파트너 사빈을 마주친다.  

    청소년이 갖는 의문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아주 진부해 보이리라하지만 막상 두 발이 함께 묶인 채 홀로 그 안에 빠져 있다고 느낄 때빠져 나와 그 위에서 춤추는 법을 어떻게 알겠는가?

    쥘리 마로«파란색은 따뜻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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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망틴은 한국으로 따지면 수능 정도에 해당하는 바칼로레아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에 불과하다청소년기에는 작은 고민조차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성인이 되고 나서 되돌아본 그 모든 고통들은 대체로 백일몽에 불과하다그러나 클레망틴에게 던져진 질문은 다른 어떤 백일몽보다도 오래 지속되고고통스러운 것들 중에 하나이다그것은 근본적으로는 엠마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하고 있다물음표는 사라지지 않고 그 혼란은 고스란히 엠마에 대한 애증으로 발전한다.

    사빈은 엠마에게 있어서 단순한 의미에서의 파트너가 아니다사빈은 그의 동료이고애인이고세계이다사빈은 엠마가 가장 혼란스러울 시기에 그를 지지해주고엠마의 정체성을 형성해준 사람이다엠마는 사빈 덕분에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살아나갈 수 있었다불행하게도대부분의 오래된 연인들이 그러하듯이 엠마와 사빈 또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겪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연인이 그러하듯이 그들은 그 갈등을 그럴듯한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한다사빈에게 있어서 싸움이란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다그는 화가 나면 그들의 생활과는 무관하게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다른 사람들과 밤을 보내고는 한다그러나 엠마는 사빈을 떠나지 못한다.

    어린 시절에 만난 연인은 우리 삶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그것은 삶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라기보다는 우리를 향한 것이고결국은 그들의 영향으로 형성된 가 살아가는 것이니크고 작은 사건들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보다 오히려 본질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다첫 연애에서 그가 보여주었던 태도나 습관 따위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의 것이 되어 있었다내가 가장 증오하고싫어하던 그들의 모습이 나에게 스며들었다는 것을 자각할 때면 한심스러운 한편 씁쓸해졌다함께 한 시간은 서로를 닮게 만든다그것이 좋은 쪽이든나쁜 쪽이든어린 날들을 함께 보내온 이를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그들이 현재는 잘못을 하고 있다고 할지라도단순히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함께 보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을 떠나지 못할 이유는 충분하다그들과 헤어진다는 것은 배반의 동의어인 것처럼 느껴진다.

    엠마와 클레망틴은 서로를 향한 열정을 확인하지만엠마는 여전히 사빈과의 관계에 있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엠마에게 사빈은 그의 삶과도 같다그가 결정을 유보하고 사빈을 감내하는 행위에는 엠마가 클레망틴과의 관계에 대하여 느끼는 불안함이 반영되어 있다어느 날 클레망틴은 엠마의 집 앞에서 사빈을 만나게 된다.(드디어 삼자대면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고사빈은 일방적으로 클레망틴을 향하여 욕을 퍼붓는다.) 사빈은 엠마가 클레망틴을 선택한 이유는 단지 섹스 때문이라고 말한다사빈의 말에는 엠마의 콤플렉스가 그대로 녹아 있다서로가 서로에게 강한 에로스를 느끼기는 하지만 그들의 삶에는 그 외의 접점이 없기 때문에 엠마는 불안하였을 것이다클레망틴은 사빈과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엠마를 책망한다클레망틴은 엠마의 비겁함그리고 그의 불신을 인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클레망틴은 몇 달 후 자신을 찾아온 엠마를 받아들인다그리고 그는 엠마와 함께하기 위하여 집을 나온다단지 엠마와 함께하기 위하여자신을 만들어낸 모든 것을 버리고 맨몸으로 뛰쳐나온 것이다그것은 그녀가 성인으로서’ 한 최초의 선택이다자기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행하기 위해서 그 몫의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클레망틴의 결정에는 성년식과 흡사한 의미가 있다표면적인 행위는 엠마와의 동거에 불과하지만 그 내면에는 그가 드디어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엠마의 마음속 깊은 곳에 깔려 있는 클레망틴에 대한 불신그것은 불신이라기보다는 불안에 가까운 것이다클레망틴은 언제든지 자신을 벗어날 수 있고클레망틴과 공유하는 생활 세계는 사빈이 자신과 공유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며그가 언젠가는 모든 것을 되찾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그것은 나이 든 파트너가 한참 어린 파트너에게 느끼는 괴리감이나 박탈감과도 비슷하다자신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하였을 젊음에 얽힌 모든 혜택을 언제든지 다시 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안엠마는 자신이 예상하던 불안이 실제로 드러나자 가차 없이 클레망틴을 외면한다.

    파트너와의 갈등은 내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나의 치부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내가 얼마나 남들의 잘못에 옹색한 사람인지얼마나 감정적인 인간인지얼마나 그에게 집착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은 별로 기분 좋은 자아성찰이 되지 못한다처음에는 그 모습을 부인한다아니야그것은 원래 내 모습이 아니야저 사람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거야나는 원래 좋은 사람이야. 그러나 그 싸움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내가 원래’ 이런 사람 같다는 확신을 준다너무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싸움은 추악한 것들을 너무 많이 들추어낸다.

    널 사랑해열정적으로널 사랑해평화롭게.

    아마도 이런 게 영원한 사랑이겠지이렇게 평화로움과 불길함이 뒤섞인 게.

    쥘리 마로«파란색은 따뜻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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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쥘리 마로의 «파란색은 따뜻하다»는 영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색블루>의 원작 만화이다영화의 결말은 아델이 엠마와 헤어진 후 몇 년이 지난 뒤 그의 전시회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으로 맺어진다반면 책에서는 클레망틴이 급성심장질환으로 죽게 되면서 끝이 난다원래 지병을 앓고 있었던 클레망틴은 엠마와 헤어진 이후로 약물에 의존하게 되고그 약은 그녀의 몸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그들은 발랑탱의 도움으로 다시 조우한 후에 서로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용서하지만클레망틴은 곧 엠마가 보는 앞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된다클레망틴은 엠마에게 자신의 유년 생활이 담긴 일기장―사실은 엠마에 대한 감정 모두라고 하여도 좋을―을 남긴다.

     

    아직 이야기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말하지 않았다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면 정확하다이 책은 동성연애를 소재로써 택하고 있다사실 의도적으로 숨기려고도 하였지만어떻게 풀어나갈지 몰랐던 것도 사실이다나는 클레망틴과 엠마나 캐롤과 테레즈의 사랑에 대하여 어떠한 코멘트도 달 자격이 없다나는 그들을 대신하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가 없고내가 살아오지 않은 삶에 대하여 함부로 입을 열어 가치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사랑은 다른 인류의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것이다그러나 누군가가 사랑을 하기 위하여 감내해야 하는 상황들은 결코 보편적이지 않을 수 있다다수의 입장에서 우리 모두의 사랑은 같은 것이다라고 말해버리는 것은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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