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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DIT GIANT 작성일18년07월06일 20:16 조회630회

    본문

    영화를 보든 커피를 마시든 살을 섞든
    by
    이정미

    2018. 7월호에 기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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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우리는 두 사람이 공유하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미래에 대해서는 결코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신문 기사 같은 것들에 대해서만 얘기를 나눌 것이다. 늘 같은 감정으로.
     

    마그리트 뒤라스, 「연인」 에서.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그리고 할 필요가 없는 일들을 재단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그것이 남녀 간의 관계일 경우에는 모종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지도 모른다는 감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사고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더욱 조심스러워 지기 마련이다. 물론 지금은 남녀칠세부동석의 조선시대가 아니고, 현대인들은 이전보다 훨씬 과감해졌다.

    혹은, 가벼워졌다.

    가지고 있는 감정의 질량을 줄이지 못하면 관계를 유지함에 따라 오는 상처는 고스란히 감정의 저울이 기울어진 방향에 있는 사람의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경쟁하듯이 가벼워질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이 진중하게 여기지 않는 관계를 신중히 생각할 여유는 없다. 그렇게 희생적인 사랑을 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조차도 이러한 관계를 몇 번 겪다 보면 상대를 설득하기보다는 본인이 변하고 만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은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될 뿐이다.

    요시모토 바나나, 『사우스 포인트의 연인』 에서.

    누군가가 말하였다. 괜찮아, 걔랑은 결혼 안 할거니까. 혼인으로 맺어진 관계는 전통적으로는 감정적이고 육체적인 열정 모두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요즘의 연애섹스 파트너의 영역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연애 따로, 섹스 따로, 결혼 따로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졌다. 물론 당신이 속한 집단이 이런 말을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결혼은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젊고, 그래서 또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혼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현실이다. 혼인이라는 계약 관계를 단지 사랑이라는 한낱 감정을 통해서만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어떠한 관계에서는 용납 되는 일이지만, 또 다른 관계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일이 분명히 존재하기는 한다. 물론 그것을 일반화하여 무 자르듯이 재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이 10명이라면 그 방법은 10개일 것이다. 그러나 공통적인 고민은 존재한다. 내가 이 사람과 술을 마셔도 괜찮은 건가, 영화를 보자고 해도 괜찮은 걸까, 혹은 날씨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꽃을 건네도 괜찮은 사이인 걸까.

     식사를 같이 한다는 것은 생활을 공유한다는 뜻인 반면에 커피를 같이 마신다는 것은 생각을 공유 한다는 걸 의미하고, 영화를 같이 본다는 것은 곁을 내주는 거야. 그리고 술을 같이 마시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거야. 술은 어차피 각자 마시는 거니까.” 말을 마친 A는 건배를 하겠냐는 눈치를 주는가 싶더니 이내 혼자 술을 들이킨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의 애인이 이성과 단둘이 저녁 먹는 자리는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 술자리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물론 A도 이 자리에 몰래 나왔다는 것을 묻지 않아도 알고 있다. 그가 다시 말을 잇기 시작한다. “생각해봐. 영화를 보거나 커피를 마시는 것은 공적인 일로 만나는 사이가 아니고서야 뭔가 데이트 같다는 느낌이 들잖아. 그런데 술은 그냥 편하게 노는 느낌 아니야? 그래서 나는 술을 아무하고나 마실 수 있는데, 커피나 영화는 아닌 거 같다.” A는 어쩌면 지금 이 자리도 변명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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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은 분명히 쾌락을 상징한다. 그것은 마실수록 현실과 멀어지게 한다는 점에서(그러나 깨고 나면 현실과 더욱 가까워져 있기 마련이다. 특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그 무게는 배가 된다.) 유혹적이다. 심지어 대한민국에서 술이 주는 면죄부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만취 상태가 되면 법적으로 의사 무능력자 취급을 해주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우리 독자 분들께서는 이걸로 면책 받으시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내가 어제는 취했었나 봐, 라는 말로 시작하는 레퍼토리는 지긋지긋하기만 하다. (내가 이 레퍼토리를 쓴 적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분명히 우리는 성이 다른 사람과 단둘이 술을 마시는 상황을 경계한다. 아니라고? 그럼 지금 당장 애인에게 오늘 저녁은 아는 동생, 누나, 혹은 오빠랑 단 둘이서 술을 마실 예정이라고 하기를 바란다. 불화를 부추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것이 쾌락의 메타포이기 때문에 가볍게 취급할 여지도 충분히 존재한다. , 연애 상대나 결혼 상대는 신중하게 살피지만 섹스 파트너는 합만 잘 맞으면 (비교적) 상대방에 대한 조건이 적어지는 것이다. , 가치관에 따라서 영화를 보거나 커피를 마시는 일은 어려워도 술을 마시는 것은 얼마든지 쉬어질 수 있다.

    술은 그것 자체로도 쾌락이기 때문에 꼭 특별한 사람과 나누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서 술은 혼자 마시는 거야. 다시 말해서 누구와 마셔도 상관 없어.” 말을 마친 그는 다시금 혼자서 술잔을 비웠다. 뜨겁게 마실 술을 차갑게 만들었다는 그것은 첫 맛이 달았고, 끝 맛도 달았다. 쓴맛은 병을 비울 때까지도 찾아오지 않았다. 새로 산 서클렌즈가 눈에 맞지 않는지 눈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렌즈가 안경보다 좋은 점은 시시각각 닦아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안경은 렌즈보다 더 많은 관심을 요구한다. 편한 것으로만 보자면 일회용 렌즈가 가장 좋다. 일회용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늘 얇고 가볍다. 관계에도 일회용이 있다면 그것은 편하고, 깔끔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위생적이여 할 것이다. 일회용 렌즈를 일주일 동안 사용하면 눈병이 나는 것처럼 일회용으로 끝날 관계를 질질 끌고 가면 병들기 마련이다.   

    한 사람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그 관계가 평행하다 할지라도 누구와도 이전의 것들과 동등한 종류의 관계를 맺을 수는 없다. 사람은 세컨드인 동시에 퍼스트일 수 있고, 그 동시에 누군 가와는 단순한 파트너 관계를 가질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자상한 남편인 동시에 변태적인 성적 취향을 가진 스폰서일수 있고,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냥 늙어가는 남자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들이 이제는 그렇게 놀랍지 않다. 누구에게나 지금 당장 연락할 수 있는 사람과, 내가 연락을 받고 싶은 사람과, 연락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는 그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도 그가 곁을 내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쾌락을 나눌 뿐이다. 아니 그냥 쾌락이라는 시간 안에서 각자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 정도로도 충분한 것이라고, 충분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충분히 좋지 않아도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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